오늘은 일본에 일 년 동안 살면서 직접 경험한 식당 문화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처음 워킹홀리데이로 일본에 도착했을 때는 식당에서 밥 하나 주문해서 먹을 때도 눈치가 보이고 내가 맞게 잘하고 있는지, 식사예절을 지키고 있는 건지 걱정되곤 했다. 문화 차이가 분명 있을 텐데 블로그나 유튜브에서는 '다음날 약속이 있으면 마늘을 먹지 않는다.' 같은 무의미한 정보만 알려주곤 했다. 맛집을 좋아하는 내가 500곳 넘게 맛집을 찾아다니며 직접 겪은 식사예절을 모두 정리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서 나오기까지 이 것만 따라 하면 예의 없는 한국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 가이드가 처음 일본에 여행이나 생활을 하러 간 분들을 위한 좋은 가이드가 되리라 믿는다.
1. 가게에 들어가면 직원의 안내를 기다린다.
한국은 가게에 들어가 자리가 있으면 들어가 마음에 드는 자리를 일단 확보하고 보는 문화다. 하지만 일본은 가게에 들어갔다면 직원의 안내가 있기 전까지 자리에 앉지 않는다. 혹시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아무도 없으면 "스미마셍"하고 직원을 부르면 된다. 직원과 눈을 마주치면 직원이 몇 명인지 물어본다.
🧑🍳 직원 : 난메이사마데스까?(몇 명 이세요?)
그럼 인원 수를 알려주면 된다.
👩💻 대답 : 혼자입니다.(히토리데스) / 둘입니다.(후타리데스) / 세 명입니다.(산메이데스) / 네 명입니다.(욘메이데스) / 다섯 명입니다.(고메이데스) / 여섯 명입니다.(로쿠메이데스)
인원 수를 확인하고 직원이 인원수에 따라 안내해준다. 안내해 준 자리에 앉으면 된다.
줄이 있거나, 테이블 정리가 필요한 상황 등 경우에 따라 자리가 비어 보여도 밖에서 잠시 기다리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니 눈치껏 움직이면 된다.
2. 음식을 주문할 때
음식을 주문할 때는 서양처럼 소리내 부르면 안되거나, 웨이터가 올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거나 하는 특별한 매너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 보통 자리를 잡고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종업원이 온다. 손님이 메뉴판을 보고 있으면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메뉴판을 덮고 직원쪽을 쳐다보면서 기다리면 주문을 받으러 온다.
주문 난이도는 보통 아래와 같다.
1단계 : 자리를 잡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종업원이 알아서 주문을 받으러 온다.
2단계 : 종업원과 눈을 마주치며 손을 들고, 고개를 끄덕하는 등 제스처를 취한다.
3단계 :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고, 눈도 피하는 경우 손을 들고 "스미마셍" 하고 소리내서 부른다.
아주 드물게 가게가 아주 넓거나 한 경우에 아무리 기다려도 종업원이 오지 않고, 직원이 눈을 마주칠 생각도 없는 곳이 있다. 그런 경우에는 3단계 방법으로 종업원을 불러야 한다. 하지만 목소리가 큰 편이 아니라 그래도 종업원이 오지 않는 경우가 두세번 있었는데, 그런 경우에는 주변 사람들이 직원을 대신 불러준다. 어떻게든 주문은 할 수 있다.
메뉴를 조금 더 보고 싶거나, 추천을 받고 싶을때는 아래와 같이 말하면 된다.
메뉴를 조금 더 봐도 괜찮을까요? : 모우 춋또 메뉴오 미떼모 다이죠부데스까?
추천 받을 수 있을까요? : 오스스메시떼 이타다케마스까?
간판 메뉴는 무엇인가요? : 테이반메뉴와 난데스까?
❗이자카야에 술을 마시러 온 경우❗
일반 식당이 아니라, 저녁 시간에 술과 식사를 함께 하러 가는 경우도 많다. 이때는 메뉴판을 볼 때 술이 적힌 메뉴판을 먼저 보자. 일단 앉으면 "오노미모노카라우카가이시마스(음료 주문 먼저 받을게요)"하고 음료 주문을 먼저 받으러 온다. 음료 주문을 먼저 하고 그 다음 식사 메뉴를 보면 된다.
3. 가게 사장님은 어떻게 부를까?
우리나라는 식당 사장님을 "사장님"하고 부르지만 일본은 보통 "마스터"라고 부른다. 사장을 일본어로 "샤쵸"라고 부르는데 샤쵸하고 부르면 본인을 부르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 "마스터" 혹은 주어 없이 "스미마셍"하고 불러서 주의를 끈 다음 용건을 말하면 된다.
4. 술집은 자리세 문화가 있다.
일본 술집에는 '오토오시'라고 부르는 자리세 개념의 밑반찬이 있다. 자리에 앉으면 인원수에 맞춰서 한 접시 혹은 개별 접시로 준비가 된다.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밑반찬처럼 주문하지 않은 음식이 나오는 경우가 없다. 오토오시는 인원 수에 따라 인 당 비용이 든다. 보통 300엔에서 500엔 정도 가격이다.
술집이 아닌 일반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잘 없는 문화니 술집에 갈 때만 유의하면 된다.

5. 한국과 다른 식사 예절
1️⃣ 자기 음식만 먹는다.
쉐어하지 않는 문화라 카페에 가서 음료 두 잔에 케이크 하나를 주문하면 포크를 하나만 준다. 무척 정 없게 느껴지지만 원래 그렇다. 하지만 이건 여전히 적응이 안 돼서 기분이 상하곤 한다. 포크가 하나 더 필요하면 꼭 요청해야 한다.
포크 하나 더 받을 수 있나요 ? : 호쿠모우잇뽄모라에마스까?
2️⃣ 젓가락은 가로로 놓는다.
뾰족한 부분이 상대를 향하는 게 실례라고 여겨진다고 한다.
3️⃣ 공용 음식은 공용 젓가락으로 덜어서 먹는다.
공용 음식이 나오면 음식 마다 젓가락이나 집게, 스푼이 나온다. 한국인들은 본인 젓가락으로 공용 음식을 무심코 덜곤 하는데, 공용 음식은 공용 젓가락으로 본인 앞접시에 덜어서 먹으면 된다.
6. 빈접시를 가져가도 당황하지 말자
한국은 빈접시를 가져가는 행위를 나가라는 행위처럼 생각하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일본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디저트까지 먹는 문화가 많아서인지 중간 중간 빈접시를 정리한다. 음식을 내올 때 혹은 중간 중간 테이블 사이를 돌아다니며 빈접시를 치운다.
직접 식당에서 일해 본 입장에서 이렇게 했을 때 훨씬 뒷정리가 수월했다. 그래서 일하는 직원은 빈접시가 보이면 바로바로 치우고, 손님은 본인의 테이블을 깔끔하게 관리해준다고 받아들인다.
따라서 직원이 빈접시를 가져갈 때, 다 먹은 접시가 맞다면 "아리가또고자이마스(고맙습니다.)" 혹은 "고치소우사마데시타(잘 먹었습니다.)"하고 인사하면 된다.
혹시 아직 다 먹지 않은 접시를 가져가려고 한다면 "마다 타베떼마스(아직 먹고 있어요.)" 혹은 "코레와 다이죠부데스(이건 괜찮아요.)" 하고 말하면 된다.
7. 가게 내에서 하면 안되는 행동
일본 식당 안에서 금지된 행동은 두 가지가 있다. 바로 '휴대폰&노트북 충전'과 '통화'다.
🚫휴대폰&노트북 충전 금지🚫
일본은 전기료가 비싸기 때문에 가게 안에서 충전을 하려고 하면 전기도둑(덴키도로보) 취급을 받는다. 따라서 충전이 필요하면 되도록 프랜차이즈 가게로 가고, 프랜차이즈도 지점에 따라 충전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으니 우선 들어가서 한 번 물어보는 게 좋다.
충전해도 되나요? "쥬덴씨떼모다이죠부데스까?"
혹시 휴대폰 충전해 주실 수 있나요? "모시스마호노쥬덴오시떼이타다케마스까?"
🚫가게 안에서는 통화 금지🚫
일본은 대중교통과 가게 안에서 통화하는 것을 민폐로 생각하는 문화다. 가게 안에서 통화가 걸려왔다면 잠시 나가서 받고,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오면 된다.
8. 일본은 아직 실내 흡연이 가능한 가게가 있다.
일본도 이제 대부분의 가게에서 실내흡연이 불가능하다. 대부분 식사가 주인 식당은 실내 흡연이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이자카야나 재즈바, LP바 같은 곳에서는 간혹 실내 흡연이 가능한 곳이 있다. 구글맵을 꼼꼼히 살펴보면 흡연이 가능하다는 후기가 적힌 곳이 있으니 피하고 싶은 사람은 구글맵 리뷰를 보고 피하면 되고, 원하는 사람은 찾아가면 된다. 기본적으로 술을 안 파는 식당이나 카페는 흡연이 불가하다.
9. 계산하는 방법
계산하는 방법까지 고민하나? 싶은 분들도 있을테다. 하지만 일본은 자리에서 계산하는 경우도 있고, 레지(계산대)까지 직접 가서 계산하는 경우도 있고 제법 변수가 다양해 처음 식당에 갔을때는 계산 방법 하나로도 고민하고 긴장하곤 했다. 일본은 자리에 앉아서 계산을 하는 곳이 가장 많다. 하지만 레지에 직접 가서 계산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먼저 식권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으니 다양한 변수를 아래에 정리해 보았다.
경우 1. 식사가 끝난 후 자리에 앉아서 계산을 한다.
가게 안에 들어갔을 때 계산대가 바로 보이지 않고 숨겨져 있다. 이 경우는 대부분 자리에서 계산을 한다. 자리에 앉은채로 직원분께 "오카이케이오네가이시마스(계산 부탁합니다.)" 하고 말하면 된다. 그럼 직원이 금액이 적힌 영수증을 가져다 준다. 보통 영수증을 작은 바구니에 담아서 주시니 영수증의 금액에 맞춰 현금이나 카드를 담아 드리면 된다.
경우 2. 계산대에서 계산을 한다.
자리마다 타블렛이 있어서, 타블렛으로 주문을 하는 프랜차이즈 매장, 주문을 하면 금액이 적힌 영수증을 자리로 가져다 주는 가게. 이 두 타입의 가게는 대부분 영수증을 들고 계산대로 직접 가서 계산을 하는 시스템이다.
헷갈리면 일단 자리에서 "오카이케이오네가이시마스(계산 부탁합니다.)"하고 말하면 된다. 그랬을 때 직원분이 테이블로 오지 않고 "레지데 오네가이시마스"하고 대답하면 계산대(레지)로 가면 된다.
간혹 영수증을 써주고, 영수증을 들고 레지로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경우 3. 식권을 미리 구매한다.
라멘, 마제소바, 츠케멘 등 면 요리를 판매하는 식당에서 주로 보이는 형태다. 가게 앞이나 들어가자마자 식권을 파는 자판기가 있으면 먼저 식권을 구매하고, 식권을 직원분께 건넨 다음 안내하는 자리에 앉으면 된다.

10. 현금을 꼭 준비하자.
한국은 붕어빵 가게에서도 계좌이체가 가능할 정도로 현금 없이 생활이 가능하다. 카드를 안 받는 가게는 1년에 한 곳도 보기 힘들다. 하지만 일본은 카드를 받지 않는 가게가 여전히 많다. 현금만 받는 곳도 있고, 현금과 페이페이, 라인페이 등 특정 결제 수단만 이용 가능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여행으로 온 경우는 보통 이와 같은 수단을 가지고 있기 않기에 종종 현금이 없어서 급하게 근처 ATM기를 찾으러 가는 경우도 종종 본다. 일본은 여전히 현금 결제만 가능한 곳이 많으니 꼭 일정 금액의 현금은 지니고 다니는 것이 좋다.
11. 영수증을 받고 싶다면?
일본은 레시트와 영수증이 따로 있다. 회사에서 증빙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레시트가 아닌 영수증을 발급 받아야 한다. 마트에서는 처음부터 레시트와 영수증을 따로 선택할 수 있는 경우도 있는데, 가게에서는 영수증을 따로 요청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영수증이 필요하면 "료슈쇼오네가이시마스"하고 요청하면 된다.
일본과 한국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소소한 문화 차이가 있으니 일본 여행을 가기 전에 일본 가게에서 시킬 식당 예절, 매너가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고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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