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듣기 공부를 위한 첫 콘텐츠를 추천한다고 하면 아마 대부분이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거다. 나 역시 동의한다. 가장 큰 장점은 대부분이 한 화에 20분이라는 짧은 호흡인 점, 성우들의 또박 또박한 발음, 입모양을 읽을 수 없기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일본어 자막이 지원된다는 점이다. 영화나 드라마도 물론 도움이 되지만 일본어 공부를 꾸준히 해온 지금도 발음이 부정확하면 아는 단어도 잘 안 들린다. 그런데 처음 공부를 시작하며 2시간짜리 영화를 몸으로 말해요 게임을 하듯 시청하는 건 더욱 힘든 일이다.
하지만 꾸준히 공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보다 재미다. 원래 애니메이션을 즐겨 봤던 사람이라면 애니메이션을 고르는 게 어렵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나는 JLPT 시험을 위해 처음 일본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밌게 공부한 덕인지 청해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JLPT 시험을 칠 때 직접 본 애니메이션 중 재밌으면서도 난이도가 많이 높지 않은 애니메이션을 6개를 골라보았다.
애니메이션은 정말 다양한 갈래의 콘텐츠가 있는데 일상 용어를 많이 쓰는 애니메이션들을 주요하게 골랐다. 일본은 특히 고교생활을 배경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 많은데 학원물은 초기에 귀가 트이게 하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존댓말도 어려운 마당에 경어를 쓰면 주요 단어나 동사만 들리고 전체 문장이 파악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단어나 동사가 들려도 이게 부정형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래 애니메이션을 순서대로 차차 시청하는 것도 추천한다.
월간 순정 노자키 군
월간 순정 노자키 군은 눈치 없고 잘생긴 순정만화 만화가 노자키군과 그런 노자키를 짝사랑하는 사쿠라의 이야기다. 굳게 결심한 사쿠라의 고백을 팬심으로 오해한 노자키. 그렇게 사쿠라는 얼렁뚱땅 노자키의 어시스트가 된다. 하교하고 매일 노자키의 집에서 만화 그리는 걸 돕는 게 기쁘면서도 실패한 고백에 슬픈 사쿠라. 하지만 만화를 그리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리 있나. 먹 담당, 지우개 담당, 배경 담당. 친구와 선배들도 사건사고와 함께 늘어가는데...
은은한 개그코드가 피식피식 웃음을 유발하는 우당탕탕 사쿠라와 노자키의 이중생활 이야기.
호리미야
화려한 외모에 공부도 잘하는 호리. 하지만 하교하고 노래방에서 놀고 가자는 친구들의 꼬드김을 한사코 뿌리치고 집으로 간다. 말없이 떠난 아빠와 일 때문에 주말에도 집을 비우는 엄마. 호리는 마트의 타임 세일에 맞춰 뛰어가야만 한다. 동생 하원도 챙겨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한다.
긴 머리에 안경, 음침한 분위기. 학교에서 존재감 없이 기분 나쁜 존재로 여겨지는 미야무라. 미야무라는 학교가 행복했던 적이 없다. 하지만 상반신의 반이 문신, 귀에는 피어싱 자국이 가득하다. 뭔가 수상한데?
외유내강 미야무라와 외강내유 호리가 만나 호리의 일상이, 미야무리의 학교 생활이 서로로 가득 채워지기 시작한다.
이불 팡팡 치며 청춘의 달콤한 설렘을 잠시 느끼고 싶은 사람, 주말의 이불 빨래에서 나는 냄새처럼 포근한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호리미야를 틀어보길 추천한다.
사이키쿠스오의 재난
초능력자 사이키쿠스오. 투시, 순간이동, 독심술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초능력은 다 가능한 초초초능력자다. "우와~ 우리 아들 초능력자인가 봐~ "심히 해맑은 부모님. 덕분에 쿠스오는 실험실에 끌려가지 않고 무사히 평범한 일상생활을 보낸다.
언제나 사람들의 속마음이 들리는 쿠스오. 진정한 친구를 사귀는 건 쉽지 않다. 쿠스오는 친구가 필요한지도 잘 모르겠다. 새로운 학교에 입학하는 날, 쿠스오는 아무런 바람이 없다. 다만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저 초능력자라는 걸 들키지 않고 조용히 학교 생활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바람이다. 그런데 전학 첫날, 속마음이 들리지 않는 녀석이 있다. 이 녀석 뭐지? 진짜로 아무 생각이 없는 녀석이다. 그리고 매주 한 명씩 이상하리만큼 많은 전학생이 전학 오는 이 학교. 조용하던 쿠스오의 삶이 친구들로 들썩이기 시작한다. 이건 재난이다.
오늘부터 신령님
어려서 엄마를 여의고 도박 중독자 아빠는 집까지 날리고 도망쳤다. 하루아침에 집도 절도 없어진 나나미. 당장 오늘밤을 어디서 보내야 하는지 막막하다. 보따리 하나 들고 터덜터덜 걷는데 웬 남자가 개한테 쫓겨 나무 위에서 내려오질 못한다. 개를 쫓아보내 그를 구해주자 보답이라며 나나미에게 신령의 증표를 준다. 갑자기 신사의 주인인 토지신이 된 나나미. 당장 잘 곳이 없어 신사를 찾아가 보는데 여우꼬리와 귀를 단 웬 잘생긴 요과가 나나미를 맞이한다. 그것도 아주 차갑고 재수 없게.
내가 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인간 신으로서 미션을 하나씩 수행해 내며 점점 단단해지는 나나미. 그리고 이 요괴와도 자꾸 정이 든다. 이게 정일까? 사랑일까?
(OST도 정말 좋다. 한동안 이 OST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종일 흥얼거리며 다녔다.)
코타로는 1인 가구
띵동. 옆집에 5살짜리 꼬마가 이사를 왔다. 아니 이 아파트는 아이를 데리고 입주할 수 없는데?
“내가 이 집의 입주자요. 옆집에서 혼자 살게 됐소. “ 5살짜리가 집주인이라고? 게다가 혼자 산다고? 말투는 또 왜 이래?
그런데 어째 나보다 잘 먹고 잘 산다. 나보다 눈치도 빠르다. 건넛집의 여자가 쓰러져 잠든 걸 보고 재빨리 뛰어나가 숙취해소제를 사와 건네면서 울었냐고 위로한다. 울었다고? 대체 어디가? 그냥 술 마시고 잠든 게 아니야? 하지만 건넛집 여자, 들켰냐며 배시시 웃는다. 어째, 이 아이를 돌보려다 어른들이 자꾸 위로받는다. 너무 빨리 철들어버린 이 다섯 살 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어른들이 미안해. 그리고 또 고마워.
바이올렛 에버가든
인간병기 바이올렛 에버가든. 아직 앳된 소녀인 바이올렛은 전쟁에서 한쪽 팔을 잃은 채 병원에 실려온다. 그녀를 이곳에 오게 한 건 한 소령. 바이올렛은 자신을 전쟁터에 보낸 그 소령을 원망 한 점 없이 그리워한다.
그녀가 새로 맡게 된 업무는 편지 대필. 의뢰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만들어 보내주는 일이다. 하지만 전쟁터에서 인간 병기로 이용되기 위해 자라 사람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에버가든. 연애편지를 보고서처럼 작성해 불타는 사랑에 찬물을 끼얹고 만다. 과연 사랑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무리 깊은 상처도 죽지 않고 살아간다면 아물고 새 살이 돋는다. 왜 우리는 어떤 존재가 치유되는 과정에서 함께 치유받을까? 아름다운 작화와 영상미까지 더해진 애니메이션.
'일본 > 일본어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랭디(Langdy) 전화 일본어 무료수업 체험후기 (1) | 2024.03.23 |
---|---|
주말에 뭐 보지? 넷플릭스 일본 드라마 추천 4편 (1) | 2024.03.22 |
왓챠에서만 볼 수 있는 일본어 공부하기 좋은 드라마 추천 TOP3 (0) | 2024.03.20 |
JLPT N2 독학으로 고득점 합격한 후기 2편 - 문법 공부 책추천 (1) | 2024.03.19 |
왕초보 직장인의 JLPT N2 고득점 합격 후기 1편 - 단어 암기법 (0) | 2024.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