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발급 받았다면 바로 다음 단계는 비행기 표 끊기도, 짐 싸기도 아닌 집구하기다. 무턱대고 일본에 가서 집을 구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나는 JJJJ의 초 계획형 인간. 작년 2월부터 올해 2월의 내가 뭘 할지를 계획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계획 없이 일본에 간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반드시 내가 택배를 미리 한국에서 발송할 수 있는 집을 구해놓아야 마음 놓고 비행기 표를 끊을 수 있다. 특가로 올라온 비행기 표 끊어봐야 소용 없다. 비행기 표 몇 푼 아껴봤자 집세가 비싸면 한 달이면 비행기 표에서 아낀 돈을 전부 날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대략적인 입국 월을 정하고 집을 먼저 알아보기로 했다.
집을 구하는 과정에도 단계가 있다. 나는 먼저 일본의 어느 지역에서 살지를 결정했다. 일본에서 워킹 홀리데이로 지낼만한 주요 도시는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정도가 있는데 이 중에서 대체 어느 지역으로 갈지를 정해야 한다. 내가 머리를 쥐어뜯고 고민한 흔적은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각 도시의 장단점을 정리해 보았다.
워홀 지역을 선정했다면 이제 거주 형태를 결정해야 한다.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가는 사람들에게 선택지는 크게 원룸, 쉐어하우스, 레오팔레스로 나뉜다.
원룸의 장점
1. 내 공간이 있어 편하다. 친구나 가족을 초대하는 것도 자유롭고 공용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 샤워 시간이 겹치거나, 세탁기 소음 등으로 인한 불편, 규칙을 지켜야 하는 스트레스 등에서 자유롭다.
원룸의 단점
1. 초기비용이 비싸다. 일본의 원룸은 한국처럼 풀옵션이 없다. 침대, 매트리스, 냉장고, 세탁기, 수납장 등 필요한 모든 가구를 중고 혹은 대여로 구비해야 한다.
2. 일본은 월세와 관리비(공과금)가 별도다. 월세만 기본 60만원 이상은 들고, 관리비도 15만원 이상은 잡아야 한다. 가구를 모두 구비하는 초기비용 지불하고 나서도 매달 최소 75만원 이상이 월세로 빠져나간다.
2.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일이 많다. 가스, 전기, 수도, 인터넷 설치 등을 모두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2. 외국인 신분으로 집을 구하는 게 어렵다. 일본에 신분을 보증해 줄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신분을 보증해주는 사람이 있더라고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할 수 있다.
3. 퇴실 시 위약금이 발생한다. 일본은 월세도 기본 2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1년 짜리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집을 구할 때는 처음부터 위약금을 지불할 각오를 하고 집을 구해야 한다.
4. 시키킹, 레이킹이 발생할 수 있다. 시키킹은 보증금, 레이킹은 사례금이다. 보증금은 돌려받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퇴실 . 청소비로 나가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레이킹은 집주인에게 주는 사례금이기 때문에 돌려받을 수 없다. 시키킹과 레이킹은 보통 월세 한 달 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한다.
쉐어하우스의 장점
1. 초기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가장 저렴하게 워킹 홀리데이를 시작할 수 있는 선택지다.
2. 가구가 풀옵션으로 구비되어 있다. 방 안에 들어가는 가구는 쉐어하우스 마다 다르지만 공용 공간에 생활하기 위한 모든 가구가 구비되어있다. 냉장고, 세탁기 등 꼭 필요한 가구는 반드시 있고 에어컨, 책상, 매트리스, 밥솥, 오븐, 소파, 티비, 커튼, 식기까지 등 일반 가정집에 있는 대부분의 가구와 물품이 구비되어있다.
3. 계약 기간이 짧다. 짧으면 3개월 정도 단위로도 집을 계약할 수 있다.
4. 좋은 하우스메이트를 만나면 금방 외국에서 친구를 사귈 수 있다.
쉐어하우스의 단점
1. 여러 사람이 함께 살아야 한다. 부엌, 화장실, 세탁실 등을 함께 써야한다. 샤워 시간이 겹치는 등의 불편을 겪을 수 있다.
2. 방만 개인실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소음 문제가 있을 수 있다.
3. 친구나 가족을 초대하는 게 어렵다. 사전에 허락을 구하면 가능한 곳도 있는 반면, 아예 방문이나 숙박이 불가한 쉐어하우스도 있다.
레오팔레스의 장점
1.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침대, 티비, 수납장, 커튼 등 가구가 모두 구비되어 있다.
2. 세콤에 가입 되어 있는 등 업체가 관리를 해 치안 걱정을 덜 수 있다.
3. 한국에 지사가 있어 방문해 직접 매물을 보고 상담 받을 수 있으며 계약까지 한국에서 마친 뒤 일본에 갈 수 있다. 당연히 한국인 상담원과 한국어로 소통이 가능하다.
4. 혼자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
5. 공과금이 모두 포함된 비용을 미리 납부해 전기나 가스 사용에 대한 추가 비용이 없다.
레오팔레스의 단점
1. 비용이 비싸다. 6개월에 1,000만원 12개월이면 2,000만원 이상은 들어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발품 팔아 원룸을 구하고 중고 가전을 들여놓는다면 레오팔레스보다 저렴한 가격에 더 괜찮은 생활을 할 수 있다.
2. 먼슬리 계약의 경우 1년치 야칭을 미리 결제해야 한다. 따라서 초기비용이 천만원을 넘긴다.
3. 중간에 퇴실 시 위약금이 발생하거나 전액 환불이 불가하다.
4. 임대 계약(매 달 야칭을 지불하는 계약)의 경우 일본에 사는 보증인이 필요하다.
5. 목조 건물의 경우 비용이 저렴하지만 안전성이 떨어지고 좋지 않고, 철근 콘크리트의 경우 비싸다.
6. 방음이 잘 안 된다.
최종 결정
이 모든 장점과 단점을 두고 더하기 빼기를 해본 결과 나는 쉐어하우스로 결정했다. 당연히 원룸이 살기는 가장 편하지만 한국에서 집을 구하고 일본으로 가고 싶었다. 거주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안겨주는 스트레스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또한 거주지가 정해지지 않으면 주민등록이나 휴대폰 번호 발급, 통장 발급 등 모든 과정을 진행할 수 없다.
특히 나는 한국에 있는 회사랑 재택근무의 형태로 워홀을 가서도 계속 일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평일에 구약소에 자주 드나들기가 힘들다. 입국하자마자 가능한 빠르게 모든 절차를 해치울 수 있어야 했다.
그리고 외국인으로서의 집을 구하는 게 어려운 것도 너무 뻔했고, 중고도 가전을 전부 구한다고는 쳐도, 한국으로 돌아올 때 다시 처분할 걸 생각하면 막막했다. 심지어 1년만 살다 나오면 위약금 까지 든다. 이 모든 과정에서 드는 수고와 비용을 1년 생활하자고 투자하기는 터무니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오팔레스의 경우에는 가전도 모두 해결되고, 한국에서 집을 미리 구할 수도 있고,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덜 수 있다. 하지만 6개월에 1,000만원만 잡아도 매 달 150만원이 넘는다. 레오팔레스가 그 정도 비용을 지불할 만한 집일까? 그 정도 비용이면 품을 들여서라도 원룸을 구하는 게 낫다. 하지만 그 정도 품을 들여서 원룸을 구하기는 죽어도 싫다.
결국 나에게 남은 선택지는 쉐어하우스 뿐이었다. 가전도 해결되고 한국에서 집을 미리 구할수도 있으면서 비용도 적당하다. 오히려 사람들과 함께 사니 혼자 사는 것보다 치안 걱정도 덜 수 있다. 나는 외로움을 전혀 타지 않는 편이지만 외로움을 많이 타거나 겁이 많은 경우에도 좋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친구도 금방 사귈 수 있다. 한국에서는 그렇게 사교적인 성격이 아니지만 일본어 공부를 위해서 가는 만큼 일본에 가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한다. 원룸에 살면 집에서 나오기 싫을 것 같아, 차라리 쉐어하우스에 살면서 잠만 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나쁜 점도 많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번거로움과 비용을 모두 최소화 할 수 있어서 일단은 쉐어하우스로 가보려고 한다. 계약 기간도 3개월 부터 구할 수 있는 곳도 있다고 하니 사람이나 집이 안 맞아도 옮길 수 있고, 도쿄에서 오사카나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패하는 선택을 해 후회 하더라도 가장 가볍게 다음 선택으로 갈 수 있는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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