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한복판을 걷고, 자전거 타고 미친듯이 쑤시고 다니면서 느낀 것들.
아주 주관적이지만 내가 겪은 일을 누군가도 똑같이 느끼고, 겪을 확률이 높으므로 남겨보는 기록.
1. 거리가 정말 깨끗하다. 길거리에 쓰레기 하나 안 보인다는 말이 정말이다.
2. 혼밥하기 좋다. 혼자서 밥을 먹거나 카페를 가거나 뭔가를 하기 정말 좋다. 식당에 가서도 당연하게 한 명이세요? 하고 물어보고 자리가 4인석이든 1인석이든 당연하게 안내해준다. 다음 일행이 여러명일때 옆으로 한 칸 옮겨달라는 부탁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정도는 흔쾌히 들어주면 되는 부탁이니까.
3. 수돗물을 마셔도 된다.
4. 인터넷이 느리다. 숙소에서 블로그를 쓸 때도 사진 업로드하고 로딩되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답답하다. 그나마 휴대폰 5G는 좀 낫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잘 안 터진다.
5.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마실 건 주문하지 않는지 한 번 더 확인한다.
6. 교통비가 정말 비싸다. 처음 일본에 와서 3일 동안 교통비를 3만원 가까이 썼다. 조금만 돌아다녀보면 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지 깨닫게 된다. 한국도 물가 미쳤고, 숨만 쉬어도 돈이 빠져나간다고 생각했는데 일본은 확실히 더하다.
7. 사람들이 앞을 잘 안 본다. 그래서 잘 부딪히기도 했다. 그냥 사람이 많아서라고 하기에는 서울보다 체감 인구밀도는 낮다. 그냥 사람들이 앞을 잘 안 보고 다니는 느낌이다. 휴대폰에 빠진 것처럼 보고 다닌다거나 앞을 안 보고 고개를 완전히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꺾어서 다른 걸 보고 멀리 이상한 곳을 보면서 걷는다. 하루면 서울에서 한 달 동안 사람이랑 부딪히는 것보다 더 많이 부딪힐 수 있다. 상대방이 피할거라는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움직여야 한다. 무조건 내가 다 피해야 한다. 한국이었다면 내가 화들짝 놀라면서 피했다면 웬만해서 다 피할 수 있었던 충돌이 자꾸 발생한다. 나… 진짜 반사신경 운동신경 좋은 편인데 이렇게까지 사람이랑 쿵 하고 부딪힌 게 얼마만인지 싶을 정도다. 상대방이 아예 앞을 안 보고 정면으로 부딪혀 오니까 내가 몸을 틀어 피해도 겨우 정면충돌만 피하는 정도 밖에 안 된다.
8. 그만큼 뒤는 아예 안 본다. 한국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뒤에 따라 붙으면 뒤에 눈이 달린 것처럼 소리나 인기척으로 3초면 알아채는데 일본 사람들은 모른다. 그냥 인기척을 못 느낀다. 인구밀도가 낮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정말 인기척을 못 느낀다. 자전거를 타고 뒤에 붙으면 자전거 특유의 또르륵 또르륵 하는 소리가 날텐데 전혀 못 알아챈다. 그래서 그냥 뒤에서 천천히 자전거를 타고 붙다가 내가 조심히 비켜가거나 그냥 차도로 가는게 마음이 편하다. 자전거 도로가 워낙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차도가 무조건 편하다. 근데 일본도 갓길 주차를 미친듯이 많이 해서 자전거 도로로 갈 수 없을 때도 많다. 그럴 때는 종종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도보도 불편하고 자전거 도로는 갓길 주차로 막혀있고.
대신 자전거가 있다는 걸 발견하면 기다려주거나, 금방 비켜준다. 한국 사람들은 자전거 오는거 봐놓고도 내가 먼저 갈거니까 비켜. 오지마. 같은 느낌이라면 일본 사람들은 정말 악의 없이 못 알아챌 뿐이다. 알아채면 바로 비켜준다.
9. 갓길 주차 정말 많이 하고, 자전거 아무데나 정말 많이 세워놓는다.
10. 차가 사람이나 자전거를 무척 잘 기다려준다. 신호 없는 건널목에서 마주치면 차가 100% 자전거나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준다. 이렇게까지? 싶을 정도로 오래 기다려준다. 사람이랑 마주쳤는데 차가 먼저 지나가는 경우는 여태까지 본 적이 없다. 내가 서서 먼저 가라고 기다려도 절대 먼저 가지 않는다. 그냥 감사인사 하면서 빨리 지나가는게 빠르다.
11. 비가 오는 날이면 지하철 역 같은 곳에서 우산을 질질 끌거나 위험하게 들고 다니는 사람이 종종 있다. 이건 내가 한국에서는 비교적 주변을 덜 신경써서 그런 걸 수도 있을까? 하지만 내가 일본에 왔다고 유달리 주변을 둘러보진 않았을 것 같고, 정말 우산으로 인한 위험을 감지해서 느낀 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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