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달래를 캤다. 입춘이 지나고 우수가 됐다. 개구리가 깨어나는 경칩이 오기 이틀 전이다. 기후위기로 날씨가 이렇게 달라졌는데도 여전히 자연은 절기를 따라 움직인다. 선조의 지혜는 신비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달래를 캐면서 엄마와 이런저런 수다도 떨고, 흙을 만지고 살피며 들꽃도 구경했다. 그러다 달래가 어떤 영양 성분을 가지고 있고, 효능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먹더라도 알고 먹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달래의 칼로리부터, 영양 성분과 효능, 맛있는 조리법까지 알아보았다.
처음 달래를 이 커다란 소쿠리에 하나 담았을 때는 이렇게 모아서 언제 국을 한 번 끓여 먹을까? 싶었다. 그렇지만 머리카락만큼 가는 달래를 하나하나 캐다 보니 소쿠리 하나가 가득 찼다. 사람의 손은 참 무섭다. 그리고 아낌없이 주는 자연에 참 감사하다.
달래도 아는만큼 보인다. 작년에 처음 달래를 캘 때는 먹을 수 없는 잔디나 잡초와 구분이 안 됐다. 올해가 되자 사진 속에서 달래만 보이는 마법이 일어났다. 모르는 사람 눈에는 아마 잡초가 가득한 평범한 땅일 테지만 내 눈에는 달래가 잔뜩 자라 있는 멋진 사진이다.
달래를 캐다가 갑자기 비가 쏟아져 아직 잔뜩 남아있는 달래를 그대로 두고 집으로 들어왔다. 우수 아니랄까 봐 우수 절기 내내 비가 내린다. 우수, 눈은 비가 되어서 내리고 얼음은 녹아내린다는 의미다. 정말 이번 절기는 참 비가 많이 내렸다. 그렇게 오늘의 달래 수확도 우수의 비로 마무리됐다.
📍달래의 영양성분
달래는 100g 당 46Kcal로 칼로리가 낮다. 달래는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다. 달래에는 비타민A, 비타민C, 베타카로틴, 엽산, 칼슘, 칼륨, 알리신 그리고 그중에서도 특히 철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생달래 100g에는 성인 기준으로 하루에 필요한 섭취량의 6배에 달하는 철분이 포함되어 있다.
📍달래의 효능
달래는 식욕 부진이나 춘곤증에 좋다. 매운 맛을 내는 알리신이 식욕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봄철에 입맛을 돋워주는 음식을 찾는다면 딱이다. 뿐만 아니라 달래 속에 들어있는 이 알리신이라는 성분은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데 효과가 있다. 혈소판이 굳어 혈관 벽에 붙는 것을 막아주어 동맥 경화와 같은 혈관 질환을 예방하는데 좋다.
또한 달래는 원기회복 식품으로도 많이 먹었다. 달래에 함유된 비타민 및 무기질이 항노화 작용, 신진대사 활성화와 피로 해소에 큰 도움을 준다. 입술이 터지거나 잇몸병 등 비타민 B가 부족해서 오는 질병들에 대한 저항력을 기를 수 있다.
달래에 든 칼륨 성분은 염분을 배출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사람은 이 달래를 챙겨 먹으면 나트륨 배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철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빈혈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를 활용한 요리법
나는 된장찌개나 청국장에 듬뿍 넣어서 국을 끓여먹는 방식으로 가장 많이 먹었다. 간장에 송송 썰어 넣어 달래 간장을 만들어 도토리묵을 찍어먹거나, 밥에 비벼 먹기도 했다. 두부조림이나 생선 조림 위에 파 대신 달래를 얹어서 마무리해도 좋다. 달래를 주인공으로 먹는 방법도 많다. 나물로 무쳐서 먹을 수도 있고, 달래 전을 부쳐서 부침개로 먹을 수도 있다. 달래는 국, 찌개, 간장, 나물, 전 어디에 들어가도 묻히지 않고 향긋한 특유의 향을 뽐낸다.
다양한 조리 방법이 있지만, 달래의 영상소를 가장 있는 그대로 먹기 위해서는 가열하지 않고 생으로 먹는 방법이 좋다.
달래를 캐면서 낙엽 사이로 작은 들꽃들이 피어있는 모습을 봤다. 여전히 밤에는 얼음이 얼만큼 추운데 이 작은 꽃잎이 어떻게 얼지 않고 피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두꺼운 지방을 가지고도 밖에서 잠을 청했다가는 입이 돌아갈 것 같다. 그런데 이 여린 꽃잎이 어떻게 영하의 밤을 견뎌내는 걸까? 정말 영문을 알 수 없는 일이다.
산수유 꽃도 피었다. 작년에는 우리집 마당에 핀 노란 꽃이 생강 꽃인지 산수유 꽃인지 구분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절로 산수유 꽃이 피었다는 걸 안다. 절로 안다니, 참 이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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