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어떤 목적으로 워킹홀리데이 가는지 궁금하다.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물론 좋을 거다. 나는 규칙이나 원칙을 세워야 삶을 윤택하게 일구기 좋은 사람이라 미리 어느 정도 큰 틀의 규칙을 세워보기로 결심했다.
다들 자기 자신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나는 나를 제법 잘 아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믿지만 그래서 규칙이 필요하다. 나는 나랑 한 약속을 지키는데 아주 필사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약속을 만들어서 나를 지켜줘야 한다. 나를 다그치는 것도 필요하지만, 나는 휴식도 미리 만들어줘야 한다. 휴식 시간을 미리 만들어주지 않으면 끝도 모르고 달리기만 하는 경우도 많다. 1년 뒤에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무슨 생각을 할까? 정말 궁금하다.
일본 워홀 생활을 알차게 보내고 싶은 목적도 있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다보니 이렇게 세운 규칙을 잘 지켰는지 1년 뒤에 읽으면 어떨지 기대되어 벌써 재밌다. 아주 허황된 꿈을 꿨다며 코웃음을 치게 될까, 제법 잘 지켰다며 뿌듯해하게 될까?
1. 일본어 공부
일본어 공부의 목표는 지금보다 일본어를 잘 하는 것이다. 당연히 늘 거라고 생각되지만 오히려 쓰는 말만 반복해서 쓰다 보면 되려 지금보다도 일본어 실력이 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아예 없지는 않다. 지금은 JLPT N1 단어를 꾸준히 외우고 있어서 한자도 제법 잘 읽고, 병원, 경찰, 학교, 직장 등 다양한 곳을 배경으로 한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는 표현을 접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에 지내는 동안 되려 한자를 더 못 읽게 되거나 이해력이 떨어지는 일이 생길까 두렵다. 분명 말하기는 늘 것 같은데 다른 것도 지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꾸준히 노력하는 게 목표다.
집 밖에 나가서 사람 만나기
일본에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방에만 있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워낙 외로움을 안 타는 독립적인 성격이고, 혼자 놀기도 잘 한다. 친구들이랑 카페 가고 밥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혼자 일정을 알차게 채워서 놀러 다니는 즐거움도 좋아한다. 그래서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일본에서의 워킹홀리데이에 선뜻 도전할 수도 있었지만 기왕 갔다면 일주일에 한 번은 집 밖에 나가서 저녁 식사를 하며 아무나 붙들고 말이라도 걸어보는 용기를 내보고 싶다.
JLPT N1급 취득하기
지금은 2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데 일본에서 7월에 JLPT N1에 도전해서 1급 자격증을 따는게 목표다. 자격증이라는 목표가 있으면 꾸준히 공부하게 되는데 동기부여는 된다. 하지만 워킹홀리데이를 간 이상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언어를 습득하고 싶다. 그래서 혹시나 방에 틀어박혀 공부만 하게 될까 걱정이 되므로 자격증을 빨리 따고 치우고 싶다.
2. 맛있는 음식 잔뜩 먹고 다니기
당연히 제일 잘 지킬 것 같지만 내 일본 워킹홀리데이의 주요한 목적이기 때문에 우선순위 순으로 적기 위해 2번째에 넣어봤다.
구루메 투어(맛집 투어)
일본에서 지내는 만큼 일식을 특히 다양하게 맛보고 싶다. 스시, 후토마키, 사바보우즈시, 오코노미야키, 타코야키 등 맛집을 부지런히 다닐 예정이다. 점심시간에 달려서도, 퇴근하고 저녁 식사로도 자주 맛집을 다닐 예정이다. 사실 구루메 투어를 먼저 넣은 이유는 디저트만 먹고 다니고 밥은 잘 안 챙겨 먹을까 걱정돼서다. 밥보다 케이크, 쿠키, 아이스크림을 좋아해서 금방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것 같다. 혈관에 피 대신 설탕이 굴러다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먹고 다닐게 뻔해서 일단 밥을 먼저 잘 챙겨 먹도록 스스로를 북돋워주려고 한다.
디저트 투어
하지만 빠져나갈 곳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디저트 투어도 넣을거다. 말차, 호지차를 실컷 먹고 싶고, 몽블랑도 먹고 싶다. 일단 일본에 가서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은 마츠시마야다. 이곳은 일본어로 마메다이후쿠라고 부르는 찹쌀떡을 파는 곳이다. 재밌게 본 드라마에서 이 마츠시마야의 마메다이후쿠가 나와서 너무 궁금해졌다. 그 밖에도 디저트의 천국 고베에도 놀러 가고,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구루메 투어와 디저트 투어를 할 계획이다. 지겨워서 디저트를 다시는 쳐다보기도 싫을 만큼 부지런히 다니고 싶다.
기간 한정 음식
일본은 기간 한정에 진심인 나라라 정말 기간을 놓치면 다음은 없다고 한다. 편의점 음식 강국인 만큼 편의점에 새로 나온 기간 한정을 다 돌파하고 다니려고 한다. 냉장고와 냉동실이 버텨주면 좋겠다.
3. 전국 여행 하기
여행지
반드시 여행해보고 싶은 곳은 오카사, 고베, 시라하마, 교토, 삿포로, 후쿠오카다.
그 외에도 부지런히 여행을 다닐 수 있다면 나가사키, 유후인-벳푸, 돗토리, 하코다테도 가보고 싶다.
최소한의 목표는 반드시 가보고 싶은 여행지를 가는 것, 하지만 1년 뒤에 여기 적어놓은 곳에 두 번씩 여행하고도 모자라 여행지를 더 찾아봤다며 기록을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
마츠리(행사)
일본에 가면 마츠리를 꼭 구경해보고 싶다. 아마 모두의 로망이지 않을까 싶다. 전국의 주요 마츠리를 월 별로 정리해뒀는데 그중 도쿄에서 하는 간다 마츠리, 오사카의 텐진 마츠리, 교토의 기온 마츠리에 꼭 가보고 싶다. 마츠리 일정에 맞춰 6월에는 오사카, 7월과 8월에 교토, 1월에는 삿포로와 나가사키에 여행 가면 딱 좋을 것 같다.
나중에 여행 계획을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 한 눈에 보기 좋게 일본에서 하는 마츠리 총정리 글도 작성해 봐야겠다.
4. 일하기
워킹 홀리데이인데 4번째에 와서야 일하기가 등장했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회사와 재택근무로 계속 일을 하기로 하고 가기 때문에 생활비를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일본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비자는 아마 앞으로 평생 취득하지 못할 거라 생각해 경험을 위한 아르바이트는 꼭 해보고 싶다. 여행이 더 상위의 우선순위기 때문에 주말에는 여행을 하고, 평일 저녁에 주 2일~3일 정도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게 목표다. 아니면 3개월 정도 평일 오후에 아르바이트를 해보고 체력적으로 어렵다면 다음 3개월 정도는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2개월 중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는 반드시 아르바이트를 해보는 것으로 스스로 정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운동이나 여행 등 자유롭게 시간을 쓰려고 한다.
5. 운동하기
열심히 먹는 건 분명 가만히 둬도 잘 할테고, 회사와 계약이 된 채로 워킹 홀리데이를 가기에 일도 꾸준히 할 테지만 운동은 신경 쓰지 않으면 꾸준히 하기가 어렵다. 1순위는 수영을 배워보는 것이고, 수영장과의 거리나 강의 시간이 맞지 않는 등 여건이 맞지 않는다면 주짓수나 복싱, 그 마저도 어렵다면 헬스장이라도 다니려고 한다. 정말 모든 것이 어려울 경우에는 방에서 홈트레이닝이라도 해야겠지만 아마도 방이 좁아서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최대한 나가서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반드시 일본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우선이기 때문에 운동을 위해서 다른 일을 뒤로해서는 안 된다.
정말 운동할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생활 운동이라도 해볼 계획이다. 신주쿠나 시부야 등에 놀러갈 때도 최대한 자전거를 이용하려고 한다. 일본에도 공유 자전거가 많다고 들어서 공유 자전거를 적극적으로 이용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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