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직장인의 워홀 라이프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 전, 워홀의 목적 다잡기

by 디자이너 유디 2024. 3. 13.
반응형

워킹 홀리데이를 간다는 건 자발적으로 외노자가 되겠다는 의미다. 혈혈단신의 몸으로 아는 사람도 없는 곳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사는 길을 선택한다는 거다. 당연히 쉬운 일일 리가 없다. 아직 출발도 하지 않았지만 비행기 표는커녕 외국인 신분으로 집 구하는 일부터 막막하다. 그래서 모든 걸 시작하지 전에 일본 워킹 홀리데이를 가고자 하는 목적을 다시 제대로 정리해 보기로 했다. 내가 얻고자 하는 게 분명하다면 힘든 일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다. 또한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등 어떤 지역에서 살지. 어떤 역 근처에서 살지 등 크고 작은 선택에 놓일 때도 이 목적이 있으면 중심을 잡고 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일본 풍경 신호등을 건너는 사람들

 

일본 워홀 비자를 취득하게 된 계기

 

먼저 워홀 비자를 취득하겠다고 결심한 때로 돌아가보자. 나는 사실 영어권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보고 싶었다. 호주에 많이들 간다고 하니 호주도 괜찮을 것 같았다. 캐나다나 영국은 어떨까? 하며 어떤 나라가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아주는지 둘러보기 위해 외교부에서 운영하는 워킹홀리데이인포센터에 들어갔다.

 

그렇게 스크롤을 내리다가 웬만한 나라는 나이제한이 30세인데 비해서 일본 워킹홀리데이의 나이 제한은 만 25세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일본 워홀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이 연령 제한이 갑자기 내 마음에 불을 붙였다. 나이 때문에 못해보는 게 생긴다니. 그런 건 있어선 안된다. 나는 이 세상에 늦은 건 없고 나이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다.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게 생긴다는 게 너무나 분했다. 안 해본 건 괜찮아도 못 해본 건 안된다. 해보고 후회하는 건 괜찮지만 안 해서 후회하는 건 안된다. 이게 나라는 사람의 작동 방식이다.

 

 

워킹 홀리데이의 목적

 

그렇게 23년 11월 20일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에 합격했다. 비자 신청을 위한 서류 작성에만 몰두하고 있다가 합격 문자를 받고 나니 다시 마음을 잡을 때가 왔다. 나는 왜, 무엇을 위해서 일본에 가는 걸까.

 

 

제2외국어 하나를 제대로 해보자

 

일본어는 약간의 자신이 있었다. 사실 지금 처음 일본 워홀을 신청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그때의 나를 생각하면 유치원생 수준도 안 되는, 딱 먹고 숨만 쉴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인데 그때는 기본은 된다고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언어에 대한 흥미가 있다는 게 정확한 실력보다 중요했다. 영어는 실패와 좌절의 경험만 가득해서 시도하는 것만 생각해도 질렸는데, 일본어는 실패의 경험이 없었다. 투자 대비 성과가 좋았다. 짧은 시간을 들여도 금방 실력이 느는 게 느껴져서 흥미가 붙어있었다.

 

그렇다면 진짜 제대로 된 성공의 경험을 몸에 한 번 새겨보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외국어 하나는 스스로 잘한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공부해보고 싶었다. 그냥 할 줄 아는 거 말고, 잘하는 거. 단어나 문법이 비슷해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본어로 장벽 하나를 무너뜨려봐야겠다. 성공하는 경험을 몸에 새겨봐야겠다. 생각했다. 직접 성공을 겪어보면 그 경험은 몸에 새겨진다. 한 번 해내고 나면 앞으로 또 해낼 수 있다고 스스로를 믿게 된다. 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매 고비를 넘기며 살아왔다.

 

 

실패도 경험해 보자

 

지금까지는 실패하기 싫고, 후회하기 싫다는 마음으로 살아왔다. 내가 해 온 모든 선택에 있어서 실패와 후회가 없기만을 바랐다. 그런데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때로는 실패해도 괜찮고, 후회하는 선택이어도 괜찮다. 내가 한 선택이 실패라고 해서 내 인생이 실패가 되는 게 아니다. 그 선택 하나가 실패였을 뿐이고, 앞으로 같은 선택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앞으로는 잔뜩 실패도 해보고 후회도 해보고 싶다. 이 것도 이 맥락에서 계속해나가고 있는 선택이다.

 

실은 JLPT 2급 자격증을 땄을 때도, 비자를 신청하기 직전까지도 계속 망설였다. 역사적인 감정, 환경의 안정성 등 고려해야 하는 게 너무나 많았다. 하고 싶기만 했던 일도 막상 해보면 힘들고 괴로운데 시작도 하기 전부터 망설임이 생기고, 마음에 걸리는 게 많은 곳으로 떠나는 일이 마냥 행복하고 즐거울 리가 없다. 그럼에도 나는 이 선택이 실패여도 된다는 마음으로 결정했다. 실패를 해도 실수를 해도 후회를 해도 얻는 건 있다. 성공도 나를 성장시키지만 실패도 나를 성장시킨다.

 

 

문제해결능력을 길러보자

 

문제해결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외국까지 나가야겠다고 생각한 건 되려 이제는 문제해결능력이 정말 만렙을 찍었다고 느껴서였다. 한국에서 내가 해결하지 못할 일이라는 건 더 이상 없다고 느껴졌다. 회사에서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일단 해볼게요.' 다. 정말로 일단 해보면 다 된다. 안 되는 건 없다. 이 방법이 안 되면 이 방법이 안 되는 것뿐이다. 저 방법으로 하면 된다.

 

한국에서도 하려고 하면 나를 얼마든지 위기에 빠뜨려 가면서 문제해결능력을 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평생 살아야 하는 나라에서 나를 그렇게까지 소진시키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외국에 나를 던지는 게 더 손쉬운 방법이 아닐까? 그리고 지금쯤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기 위해 한 번쯤 외국에 나가서 살아볼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관점에서 일본은 연습으로 삼기 좋은 나라였다. 가까우면서 안전하다. 언어도 문화도 제법 많이 닮았다. 서울보다도 사람이 많고 복잡한 곳이다.

 

 

디저트를 만끽하고 오자

 

정말 사사롭지만 큰 이유다. 나는 미식이 삶에서 8할의 즐거움을 안겨줄 만큼 중요하다. 나는 맛있는 음식과 책만 있어도 평생 살 수 있을 만큼 마음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인간이다. 그래도 지금은 이것만으로 삶을 영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늘 숨 가쁘게 뛰어다니는 심정으로 공과 사 구분 없이 많은 일을 동시다발적으로 해치우고 있지만 이런 나에게 휴식과 치유를 주는 건 언제나 맛있는 식사와 디저트다. 고요하게 혼자서 2~30분 동안 디저트를 즐기면 정말 행복하다. 일본에 가면 반드시 미식 여행을 다닐 거다. 한국에 돌아와서 후회가 남지 않을만큼 즐기고 올 거다. 디저트의 천국 고베도 가고, 반드시 일주일에 한 곳 이상 특별한 맛집을 찾아다닐 테다. 나는 혼밥도 혼디저트도 혼웨이팅도 두렵지 않다.

 

 

나는 한 해 동안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일본에서 나랑 더 사이좋게 지내보려고 한다. 나의 일본 워킹 홀리데이는 '누가 내 인생 대신 살아줄 건데?' 이 질문 하나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때를 놓치면 내 삶에서 영영 경험할 수 없는 일이 생겨버린다. 이 모든 글은 내 행동을 내가 스스로 설명하고 이해하기 위한 일이다. 나는 나를 설득해서 데리고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분명 잘할 수 있다. 잘 준비해서, 잘 다녀오자.

 

 

 

 

회사 생활과 워킹 홀리데이를 병행하기로 하다.

나는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발급받아 워홀 출국 준비를 하고 있다. 단, 퇴사를 하지 않고 워킹홀리데이를 간다. 일본에 워킹홀리데이를 가서도 한국에 있는 회사와 주 5일, 재택근무를 하는

dbel.tistory.com

 

퇴근 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직장인이라면

입사를 한 지 1년, 2년 정도 된 사회초년생이라면 출퇴근이라는 일을 해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씻고, 밥 먹고, 조금 쉬다 보면 잘 시간이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뜨

dbel.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