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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직장인의 워홀 라이프

[일본 워홀 D-14] 한국에서 만나고 떠나야 할 사람들

by 디자이너 유디 2024.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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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6] 3월 22일(금)

 

✅ 오늘 한 일 : 유쵸은행 신청서 작성 입국 전 불가능한 것 확인, 예전 회사 사람들 만나기
 
오늘 유쵸은행 신청서를 온라인에서 미리 출력해 작성하려고 했는데 입국일자 이후 날짜를 지정하는 게 불가능한 걸 확인했다. 그래서 오늘은 미리 뭔가를 해놓는 건 어려울 것 같다. 매일 매일 조금씩 출국을 위한 준비를 해왔는데, 이제는 정말 입국 직전에 해야 할 일, 입국 후에 할 수 있는 일들만 남은 것 같다. 이력서 정도만 미리 작성해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4월 1일쯤 통신사 요금제 알아보고 변경하고 나면, 출발 직전에 요금제 바꾸고 비짓재팬웹 작성하는 것 말고는 이제 정말로 더 이상 미리 준비할 게 없다. 나머지는 이제 출국 후에 할 일들 뿐이다. 건강 보험 감면 신청하고, 워홀 3종세트 해치우고.

 
 


오늘 점심시간에는 회사 사람들과 다같이 점심 식사를 했다. 메뉴는 닭갈비에 우동사리 추가, 막국수. 일본 워홀 일정을 공식적으로 공유하는 자리였다. 일정도 급한데 처음 듣는 사람들도 있어서 다들 제법 놀라셨을텐데 잘 다녀오라고 인사들을 해주셨다. 다들 정말 정말 스윗해. 저 안전히 잘 다녀오고 일도 잘 하고, 성큼 성장해서 돌아올게요!



퇴근하고는 지금 다니는 회사의 입사동기인 회사사람들과 만났다. 나만 빼고 모두들 퇴사했지만 여전히 사이좋게 지낸다. 만나면 좋은 친구~ 핑퐁네 집에서 모였는데 무려 6가지 음식을 코스요리로 차려줬다. 고추잡채와 꽃빵, 두부샤브샤브전골, 라따뚜이, 고추장 쌈밥, 바나나푸딩, 슈크림붕어빵까지 정말 배가 터지게 먹었다. 타코야끼도 준비되어 있었는데 너무 배가 불러서 다 먹지 못했다.




음식 뿐만 아니라 선물 교환식, 롤링페이퍼 작성까지 얼마나 알찬 콘텐츠들이 준비되어 있는지 쉼없이 먹고 놀고 즐겼다. 햄은 모루 인형 재료를 가져와서 눈 앞에서 뚝딱 뚝딱 만들어주고 알조는 러쉬에서 선물도 준비해오고 폴라로이드 카메라까지 가져왔다. 정말 다들 섬세하고 귀여웠다… 어쩜 이렇게 스윗해. F 셋 T 셋의 모임이었는데 F 셋은 음식 선물 잔뜩 준비해오고 T 셋은 준비물로 써있는 것만 준비해왔다. 진짜 투명하다 투명해ㅋㅋㅋ

알조는 다음날 출근을 위해서 9시쯤 일어나야 한다고 했는데 9시 반쯤이 돼서 같이 일어났다. 인생네컷을 찍고 알조랑 나만 먼저 일어났는데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쏘냐.. 가는 길에 눈에 들어와버린 코노. 진짜 딱 세 곡만 부르자고 하고 들어갔는데 시간제만 먼저 입장이 가능하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30분을 불렀다.

마지막 곡으로 우리의 18번 비치비치다비치 노래를 부르고 헤어졌다. 알조는 9월에 일본에 놀러오겠다고 약속했으니까 우리 다음에는 일본에서 만나~

11시에 정주네 집으로 돌아와서 1시쯤까지 떠들었다. 너무 피곤해서 더는 못 견디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기절!



[D-15] 3월 23일(토)


✅ 오늘 한 일 : 미용실 가기, 학교 친구들 만나기, 횬앨팽민 모임


오늘은 11시에 상도에 있는 미용실에 갔다. 정말 실력있는 미용사, 마음에 꼭 드는 미용실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서 서울에 와서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라도 이 미용실에서 머리를 한다.

11시 10분에 시작해서 2시쯤 매직과 커트가 끝나고 용산의 파차마마베이커리에서 친구들과 만났다. 웨이팅이 3팀쯤 있었는데 외부에 있는 테이블에서 음료를 마시며 기다리다 입장해도 된다고 해서 미리 음료를 시켜서 마시면서 기다리다 테이블링 알림에 입장했다.



피스타치오 슬라이스와 카라멜땅콩 비엔나를 마셨다. 밥이랑 예람을 먼저 만나서 근황 토크를 바짝 나눴다. 예람이도 2년만에 만난 것 같은데 오랜만에 봐도 반가웠고, 밥은 여전히 역시 세상 신기하고 재밌는 일을 몰고 다녔다. 3시 반쯤 하랑과 하랑의 애인님도 합류해서 인사를 나눴다.


 

나는 6시에 출발해야 해서 맥주 한 잔 해야 한다며 낮술을 하러 갔다. 가는 길에 인생네컷을 찍었는데 분명 술 마시기 전인데 술톤으로 나왔다.

콘치즈 불닭, 깐풍새우, 트러플 감자튀김, 옥수수튀김, 황도를 먹었다. 몇 명이 배가 고파서 잔뜩 시켰다. 오랜만에 이야기 나누니까 너무 재밌었지만 7시 약속이 있어서 아쉬움을 안고 출발 ㅠㅠ! 친구들 1년 뒤에 만나…



친구들을 만나러 인덕원역으로 이동했다. 츔과 앨은 먼저 도착해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가 내리고 바로 다음 버스에서 횬이 내렸다. 맞춘 듯 비슷하게 도착! 다들 배가 고프다고 엉엉 울어대서 식당으로 달려갔다. 달구이 참나무장작 한방통닭에서 청양바베큐누룽지통닭과 콘치즈누룽지통닭을 먹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을 골랐는데 꽤 맛있었다. 바닥에 눌러붙은 누룽지가 바삭한게 진짜였다.



밥을 먹고 집에 들러서 짐을 내려놓고 카페로 갔다. 친구 강아지 산책도 겸하기 위해서 강아지도 데려갔다. 정말 어쩜 이렇게 의젓하게 잘 앉아있는지. 다들 이미 체력이 반쯤 떨어져서 눈에 영혼이 반만 든채로 수다를 떨었다 ㅋㅋㅋ 나도 수요일부터 서울에서 계속 사람들을 만났더니 소셜 에너지가 바닥나기 시작했다.. 잠도 너무 못 자고…

그래도 얼굴 보니까 너무 좋고 일년 동안 못 본다고 생각하니 벌써 속이 미어진다… 다들 그래놓고 연락도 잘 안 할 거 아니냐고 했지만… 이게 내 사랑 방식이야… 그래도 당신들 정도면 내가 가장 자주, 많이 연락하는 사람들 중에 한 명이라고… 코로나 때눈에 연말연초에 모이는게 어려웠던 해에 다같이 줌으로 송년회를 한 적이 있었는데 올해도 또 하자고 해야겠다. 그렇게라도 얼굴을 봐야지💗



[D-14] 3월 24일(일)


✅ 오늘 한 일 : 횬앨팽민 모임, 집으로 돌아가기

오늘도 여전히 6시 반에 눈을 떴다. 어제 2시가 넘어서 잠든 것 같은데 왜 눈은 6시 반에 뜨는걸까? 미스테리다. 분명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 잠은 안 온다. 출국 전이라 긴장해서 그런 것 같은데 긴장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되는 거 아니냐고.. 정말로 출국날까지 이럴거냐고… 이제 출국이 정말 2주 남았다. 2주 뒤 오늘인 일요일에 떠난다. 정말로 미쳤다. 생각만 해도 속이 뒤틀리는 것 같다. 그래도 거의 다 준비를 해뒀으니 정말로 출발할 일만 남긴 했다.

아무튼 4시쯤부터 계속 잠을 설쳤다. 이 집의 귀여운 강아지가 나를 타넘어다녀서 밟히는 순간부터 계속 잠을 설쳤다. 기상 이유는 귀여움 이슈. 내 옆에서 자니까 너무 귀여워서 자꾸 중간중간 깨서 쳐다보게 된다.

지금 시간은 아침 7시 9분인데 횬이 욕실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진짜 쟤는 뭐하는 애지? 10분 전부터 욕실에서 계속 칙칙칙칙칙 하고 뭔가를 뿌리는 소리가 나길래 우스갯소리로 뭐야~ 욕실에서 청소라도 하는거야~ 했는데 쓱싹쓱싹하면서 솔로 뭔가를 문지르는 소리가 나는 걸 보니 진짜로 욕실청소를 하는 것 같다. 쟤는 정말 뭐하는 애냐고.ㅋㅋㅋㅋㅋ 횬이 나왔길래 "욕실 청소했어??"하고 물어보니 "어 청소도 하고 머리도 감고 샤워도 하고." 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게 새벽 6시 반부터 벌어질 일이 맞냐고.

 

츔이 강아지 산책을 시키고 오는 사이 나는 씻어놓고 1시간쯤 더 잤다. 몇 주째 수면이 부족한데다 정말 2시간 정도 자고 계속 설쳤더니 이대로 강아지 산책까지 따라갔다가는 도저히 오늘 스케쥴을 소화할 자신이 없었다.

 

 

집 근처에 있는 옹이 해장국 설렁탕에 선지해장국을 먹으러 갔다. 리뷰가 너무 좋아서 두 군데 중에 고민하다가 여기를 갔는데 내장탕만 좀 먹을만하고 나머지는 별로였다. 내장탕도 먹다보니 괜찮았던 정도였다. 대체 리뷰 누가 썼어. 돌아오는 길에 롯데리아에 들러서 횬, 츔은 초코 선데 아이스크림을 먹고 앨이랑 나는 구경을 했다. 요즘 너무 몸이 긴장하고 잠도 못 잔 탓인건지, 그냥 밥을 잘 챙겨먹어선지 간식이 줄었다. 물론 이전과 비교해서 줄었다는 것 뿐이지 줄어도 일반인보다 많이 먹는다.

 

 

 

집에 돌아와서 짐을 챙겨서 범계역 근처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인생네컷을 찍으려고 들어갔는데 너무 사실적으로 나오는 곳에서 촬영하는 바람에 카페에 들렀다 나오는 길에 다시 찍기로 했다. 

 

카페는 카페페이버릿컬러라는 곳을 추천 받아서 갔는데 정말 별로였다. 2층에 있는데 들어가는 입구에 당구장이랑 노래방이 있어서 들어가기 전에 나는 냄새로 비위가 다 상했다. 그리고 생긴 건 괜찮은데 디저트나 음료 맛도 다 너무 이 돈 주고 이걸...? 이라는 생각이 드는 맛이었다. 정말 심하게 특색이 없었고, 가격만 비쌌다. 물가가 워낙 오르긴 했지만 맛도 그만큼 상향평준화가 돼서 결제할 땐 화가 나지만 한 입 먹고 화가 풀리는 곳들이 대부분인데 여기는 한 입 먹고 더 화가 났다.

 

내 친구는 냉장고에 하루 넣어놓은 오래된 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동의... 처음 블루베리 크럼블이랑 말차 브라우니를 먹고 맛이 없어서 딸기 케이크를 추가로 시킨건데 사장님이 맛있어서 추가로 주문한 걸로 착각할까봐 덜덜 떨었다. 대각선에 있는 커플은 딸기 케이크를 시켜서 한 입 먹고 그대로 되돌려 놓더라.

 

카페에 앉아 있다가 좀이 쑤셔서 밖으로 나갔다. 나가서 사진을 다시 촬영하고, 메가 커피에서 음료를 테이크 아웃해서 공원으로 갔다. 날씨가 정말 좋아서 밖에 앉아있기 딱 좋았다. 친구들이랑 같이 앉아 있는데도 보고 싶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시 20분쯤 나는 고속버스를 타러 가야해서 일어났다.

 

잠실에 들러서 빵집을 세군데 들렀다. 원래는 김영모 과자점에 가서 엄마 아빠 생일 케이크로 밀푀유 모카롤을 사가려고 했는데, 잠실까지 온 김에 한국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가보고 싶었던 빵집들을 들렸다.

 

 

레브두 크로와상, 뀐아망

 

레브두는 크로와상 구매가 1인 1개로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2개를 사고 싶었지만 1개 밖에 살 수 없었다. 하지만 1인 1개 제한이 없었다면 아마 오후도 되기 전에 다 떨어지고 없었을 것 같다. 나는 토요일 4시 반쯤 도착했는데 살 수 있었다. 크로와상이 정말 맛있었다. 내가 한국에서 먹어본 크로와상 중에 제일 맛있다고 생각한 곳은 대구 윈드윈의 초코 크로와상이었는데 여기도 만만치 않게 맛있었다. 퀸아망도 맛있는데 퀸아망 위에 올라간 크럼블이 정말 맛있었다. 대체 뭘까? 저것만 사서 먹고싶다.

 

 

르빵 뺑오스위스, 에그타르트

 

르빵에서는 뺑오스위스, 에그타르트, S빵, 모카빵을 샀다. 레브두 크로와상을 먹은 직후에 먹었는데도 맛있다고 느껴진 걸 보면 이 집 뺑오스위스도 정말 맛있는 편에 속하는 것 같다. 하지만 슈크림이 크로와상을 눅눅하게 만들어서 크로와상이랑 슈크림은 따로 먹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슈크림은 슈로 먹고, 크로와상은 초코 정도까지만 함께 있는 걸로 골라야겠다.

 

빵을 4개나 한 자리에서 먹어치우다니. 어서 일본에 가야겠다. 이것보다 맛있는 빵이 전국에 널려있겠지?

 

S빵이랑 모카빵도 다음날 아침에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 특히 S빵은 괜히 르빵의 트레이드마크가 아니다. 정말 안에 들어간 견과류, 치즈도 찰떡같이 어울리고 은은한 바질향에 간도 정말 잘 맞았다. 모카빵은 대단히 특별할 건 없었지만 엄마가 좋아해서 사다줬다.

 

일본에서 수, 목, 금, 토, 일 5일 간 있으면서 19명을 만났다. 하루에 약속을 2개씩 잡아가면서 사람들을 만났다. 그래도 당연히 모두를 다 만나고 가지는 못한다. 하지만 워홀 출국을 핑계삼아 미뤘던 만남들을 성사시켜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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